1년에 우리가 버리는 폐건전지, 수치는 얼마나 될까?
매일 쓰는 리모컨, 시계, 장난감, 키보드 등에서 무심코 갈아 끼우는 건전지. 그런데 이렇게 갈아 낀 건전지, 다 쓰고 나면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한 가정에서 연간 사용하는 건전지는 수십 개, 전국으로 보면 그 수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폐건전지는 중금속과 독성 물질을 포함한 유해 폐기물이기 때문에 올바른 수거와 재활용이 필수입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1년에 배출하는 폐건전지의 수치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어떻게 줄이고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연간 폐건전지 배출량, 어느 정도일까?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매년 약 3,000톤 이상의 폐건전지가 배출됩니다. 이는 개수로 환산하면 약 4억 개 이상의 건전지가 매년 버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 중 약 60~70%는 가정에서 발생하며, 나머지는 사무실, 학교, 상점 등에서 배출됩니다.
좀 더 쉽게 이해해볼까요?
- AA 건전지 1개 무게: 약 24g
- 3,000톤 ÷ 24g ≒ 1억 2천 5백만 개의 AA 건전지
- 그러나 실제로는 AAA, C형, D형, 9V형, 단추형 등도 포함되므로 총 배출량은 약 4억 개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많은 폐건전지가 단순 쓰레기로 버려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폐건전지가 위험한 이유
폐건전지는 겉보기엔 작고 무해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납(Pb), 카드뮴(Cd), 수은(Hg), 리튬(Li), 니켈(Ni) 같은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어 토양, 수질,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됩니다.
- 수은 1g만으로도 1,000톤의 물을 오염시킬 수 있음
- 니켈·카드뮴은 체내 축적 시 신장 기능 저하, 발암성 우려
- 매립 시 토양과 지하수 오염, 소각 시 유독가스 배출
이처럼 잘못 버려진 건전지 한 개가 수백, 수천 배 이상의 환경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폐건전지는 얼마나 재활용되고 있을까?
환경부와 지자체의 수거 통계에 따르면, 전체 폐건전지의 재활용률은 2023년 기준 약 40~50% 수준입니다. 즉, 절반 가까운 폐건전지가 여전히 일반 쓰레기와 함께 잘못 배출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수거된 폐건전지는 전문 처리 시설로 보내져 다음과 같이 활용됩니다:
- 아연, 철, 니켈 등 금속 자원 추출
- 재가공 후 산업 원료로 활용
- 고체 잔재는 콘크리트 원료 등으로 재사용
하지만 이렇게 유용한 자원이 회수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상황은 심각한 자원 낭비이자 환경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Q&A
Q. 왜 폐건전지는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안 되나요?
폐건전지를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 배출하면 매립 또는 소각 과정에서 중금속이 누출되어 토양과 대기,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카드뮴과 수은은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환경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폐건전지는 반드시 지자체가 운영하는 폐건전지 수거함이나 동사무소, 학교, 대형마트,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함에 따로 배출해야 합니다.
Q. 폐건전지를 어떻게 모으고 버리는 게 가장 좋을까요?
가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폐건전지를 올바르게 수거할 수 있습니다:
- 작은 전용 통을 하나 준비한다 – 종이박스, 플라스틱 통 등으로 집 안에 폐건전지 모아두기
- 건전지 완전 소진 후 모아서 배출 – 아직 잔량이 남아 있으면 재활용 공정에 방해
- 주 1회 또는 월 1회 정해진 날에 수거함에 배출 – 특히 아파트나 단독주택 지역에는 지역 일정 확인 필수
- 지역 행사나 ‘폐건전지 교환 캠페인’ 참여 – 마트나 주민센터에서 종종 포인트나 새 건전지로 교환해주는 행사도 진행
Tip: 폐건전지를 모아 주민센터에 가져가면 종량제 봉투, 새 건전지로 교환해주는 제도도 있으니 적극 활용해보세요.
Q. 다른 나라들은 폐건전지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선진국은 폐건전지 수거와 재활용을 ‘생산자책임제(EPR)’ 형태로 운영 중입니다. 예를 들어,
- 독일: 모든 전자제품 판매처에 폐건전지 수거함 설치 의무화, 회수율 80% 이상
- 일본: 각 지자체 및 전자제품 제조사 중심으로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 EU 전체: 건전지 제조사에 의무 재활용률 할당 부여, 미달 시 벌금 부과
반면 한국은 아직 소비자 자발적 참여 중심의 수거 방식이기 때문에, 시민 인식 제고와 참여 유도 캠페인 강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Q. 폐건전지를 줄이려면 어떤 실천이 필요할까요?
폐건전지를 줄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대안을 실천해보세요:
- 충전식 건전지(니켈수소,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
→ 1개로 최대 1,000번까지 재사용 가능 - 태양광 또는 USB 충전식 기기 사용
→ 리모컨, 마우스 등은 충전식 제품으로 대체 가능 - 스마트 건전지 관리 앱 활용
→ 배터리 수명 체크, 효율적 교체 시기 파악 가능 - 사용하지 않는 기기, 플러그 뽑기
→ 미사용 기기에서 건전지 방전이 빠르게 발생
이러한 실천을 통해 폐건전지 배출량을 줄이면 환경 보호뿐 아니라 가계 비용 절약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